담임목사 칼럼

감사, 다시 또 감사

송종남목사 0 8,277 2013.11.01 19:07

감사, 다시 또 감사

안 그래도 ‘바쁘다 바뻐’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들인데 지난 10월은 선교바자 덕분에 모든 성도님들이 더욱 더 바빴던 것 같습니다. 아니, 어떤 사람은 바쁘다는 말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는 말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말로 콩 볶듯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날마다 생활터전에서 해야 할 일들을 그대로 하면서, 교회의 큰 행사를 치르려니, 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쪼개야할지 모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모든 성도님들이 기도와 마음과 힘을 합해서 올해도 선교바자를 잘 치루어 냈습니다. 누구도 물가에서 구경꾼으로 있지 않고 어린 아이에서부터 80이 넘은 어르신들까지 모두 물 한가운데로 첨벙 뛰어들어서 함께, 최선을 다해, 힘껏 이루어낸 결과이므로 이 기쁨이 더 크고, 모두가 같이 기뻐할 수 있는 기쁨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런 우리들을 보시며 함께 기뻐하시며 함박웃음을 짓고 계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수고와 헌신에 큰 감사와 함께 치하를 드립니다.

바자를 끝내고 나니 어느새 11월입니다. 아름다운 델라웨어의 가을이 우리가 그렇게 바삐 사는 동안 다 지나간 줄로 알았는데 엊그제 드리이브를 하면서 보니까 아직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을을 다 거두지 아니하시고 열심히 살았던 우리들에게 선물로 남겨주신 것 같아서 ‘아직도 남아있는 가을’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1월은 추수감사절이 들어있는 달입니다. 지난 열달동안 줄기차게 뛰고 달리며 땀 흘리던 우리들인데 이 11월에는 조용히 멈추어 서서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와 사랑을 좀 더 골똘히 생각해 보는 달입니다. 우리의 삶을 찬찬히 살피며 구석구석에 함께 계셨던 하나님의 손길에 구체적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달입니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의 삶에 아주 가까이에 계셨던 주님의 손을 다시 잡아보며, 주님의 호흡을 다시 느끼며 감사의 고백을 드리는 계절입니다.

11월 한달 동안에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이 지난 열달 동안의 삶을 뒤돌아 보며 ‘감사의 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노트한권을 준비하시고 거기에 모든 감사한 일들을 다 적어보시기바랍니다. 아주 작은 일까지 시시콜콜히 적어보시기바랍니다. 그리고 추수감사주일에는 그 노트를 가지고 와서 가슴에 품고 예배를 드리면 우리의 감사가 좀 더 구체적이고 감동이 클 것 같습니다. 꼭 그렇게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언뜻 생각하면, ‘감사할게 뭐 그리 많다고 노트까지 준비해서 적어?’ 이럴지 모르겠는데 그러나 막상 적어보시기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준비한 노트가 모자랄 정도로 감사한일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병을 앓고 난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곱게 물든 단풍,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방울을 다시 보는 것조차도 감사함이라고 합니다. 와이셔츠 단추를 내손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그렇게 큰 감사인지 몰랐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산다는 게 모두 감사요, 또 감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들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많은 기도도 했습니다. 소원도 많았습니다. 기도하며 이루고자했던 것들 중에는 우리가 바라던 대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안 이루어진 것 같아도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쉬지 않고 이루어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장미꽃만 감사할 것이 아니라, 장미에 있는 가시까지도 감사할 수 있기를 원하는 우리들입니다.

지난 한해 생각해보면, ‘감사, 그리고 또 감사’입니다.
사는 날 동안 우리가 부를 변치 않는 노래가 있다면  ‘감사 또 감사’일 뿐입니다.
주님과 함께 걸어가며 그분께 드릴 우리의 한결 같은 고백은
‘감사 또 감사’,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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