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이 교회’와 ‘우리교회’

송종남목사 0 8,720 2012.03.30 09:16
‘이 교회’와 ‘우리교회’

사람들은 누구나 내 것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 똑 같은 것이라도 내 것이라고 하면 더 마음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생각하게 됩니다. 내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하나님도 우리들을 지칭하실 때 ‘너는 내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고, 하나님의 것인 우리들을 언제나 지키고 인도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평생 한 교회를 섬기며 사는 분들도 많지만, 또 때로는 교회를 옮겨서 신앙생활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사를 한다든지, 또는 사정이 생겨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목사이지만 새로운 교회로 파송 받아서 가야하므로 교회를 옮겨본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그런데 새 교회로 갈 때면 언제나 참 어색합니다. 사람들도 서먹하고, 교회분위기도 생소하고, 친교를 할 때도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자니 밥맛은 고사하고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누구와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고 겉돌게 되는 경우를 저 자신도 많이 경험을 했습니다. 이것은 비단 교회를 옮기지 않아도 잠깐 여행 중에 다른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려본 분들은 이런 심정을 이해할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새로운 교회에 가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그 교회를  선뜻 우리교회라고 부르는 데에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그래서 늘 ‘이 교회’, 또는 ‘ 이 감리교회’ 라고 부르게 됩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었습니다.
어떻게 부르던지 호칭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호칭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그것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교회’ 라고 부를 때는 나와는 직접 상관이 없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제 3자의 입장에서만 대하게 됩니다. 주인이 아니라 손님의 입장이고, 관객의 입장으로 대하기 때문입니다. 손님은 그 가게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되든 크게 상관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바라만 보게됩니다. 뛰어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다릅니다. 주인이기 때문에 항상 마음이 거기 있습니다. 모든 신경이 거기로 쏠립니다. 내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사랑하고 아끼고 덮어주고 관심을 가지고 돌보게 됩니다. 그리고 좀 마음에 안 드는 부분, 부족한 것이 있어도 그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손님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교회 모든 성도들이 주인의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 교회’가 아니라 ‘우리교회’라는 인식을 가지고 신앙생활 했으면 합니다. 내 것, 우리 것은 누가 말 안해도 정성껏 돌보고, 아끼고, 다듬고 쓸고 닦듯이 우리 교회가 온 성도들의 마음 한가운데에 그렇게 주인의식이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교회를 찾아오는 새 식구들도 빨리 ‘이 교회’에서 ‘우리교회’가 되도록 우리가 더 따뜻하고 친절하게 다가가고 돌봄으로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진하게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솥밥을 먹는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다 우리 식구입니다. 우리식구끼리는 허물은 덮어주고 좋은 점만 이야기합니다.
델라웨어감리교회는  ‘이 교회’가 아니라 ‘우리교회’입니다. ‘이 교회 목사, 장로, 권사, 집사...’가 아니고 “우리교회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 성도님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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