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우리의 추수 감사절 전통

송종남목사 0 502 2022.11.26 12:03

"우리의 추수 감사절 전통"

                                                                                                                                                                                                                                                                송종남 목사 

추수 감사절은 참 좋은 명절입니다.

추수 감사절의 유래는 다르지만, 한국으로 치자면 추석과 같은 날입니다.

서로 떨어져서 저 마다의 삶으로 바쁘게 살던 가족이나 친척들이 일 년에 한번 함께 만나서, 얼굴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감사한 일들을 생각하고, 그동안 살아왔던 삶을 나누는 날입니다.

 

저희는 유학을 왔기 때문에 가족이라고는 딸 둘이랑 저희부부 이렇게 달랑 네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이 돌아오면 우리가 다른 가족이 없는 것을 알고는 같은 교회 사무원이었던, 이동승 집사님은 부목사였던 저희가족을 집으로 초대해서 그 가족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낼 수 있게 해주셨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얼마나 큰 마음 씀이었는지 잘 몰랐었는데, 캘리포니아를 떠나서 뉴멕시코에서 단독 목회를 하면서 생각해 보니 그 집사님의 그런 배려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명절이 되면 다들 친인척집으로 가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내게 되니까 가족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매스컴이나 분위기 때문에서라도 상대적 쓸쓸함을 더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것이, 우리처럼 가족이 많지 않은 유학생 부부들을 우리 집으로 불러서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터키랑 추수감사절 전통음식은 교회에서 주일날 먹는 것으로 충분했고

우리는 한국음식을 차려서 먹었습니다.

그렇게 명절이 외로운 사람들끼리 함께 보내니까 무엇보다 우리가 좋았고, 또 함께 하는 사람들도 모두 좋아했습니다.

뉴멕시코에서는 주로 유학생 가족들과 함께 했는데, 텍사스로 교회를 옮겼을 때는 그때가 이랔 전쟁이 일어났을 때라서 파병 군인들 가족들을 불러서 추수감사절을 몇 년 함께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델라웨어교회를 섬기면서도 이 추수감사절 전통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로 교회에 새로 온 식구들을 불러서 함께 합니다.

코비드 전, 어떤 해에는 우리 집에 안 와본 젊은 부부 몇 명만 불렀는데

그 이전 해에 왔던 부부들도 갈 데가 없다고 하면서 오겠다고 해서 거의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이 보냈던 적도 있었습니다.

코비드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면서 온 세상이 멈추어 섰던 2020년에만 못하고, 작년에도 올해도 또 했습니다.

이것은 그냥 우리가 외로워서 사람들을 불러서 함께 음식을 먹고 같이 지내자는 것이었는데

어느새 우리 집의 추수감사절 전통이 된 것 같습니다.

올해 결혼하고 홍콩에 살고 있는 딸아이도 집에는 못 오고 하니, 몇몇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불러서 추수감사절 저녁을 같이 먹었노라고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대견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올해도 새 교우들과 함께 한국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었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있는 청년들 생각도 했고

가족들이 없는 또 다른 사람들도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다 누구 집에 초대를 받았다고 해서... 

매년 그렇게 해 주시는 우리 교인들의 마음 씀씀이에도 감사했습니다.

 

교회에서도 그렇고 어떤 조직에서건 꾸준히 하다보면 그것이 곧 전통이 됩니다.

좋은 일들을 계속하다 보면 그것은 좋은 전통이 되고 아름다운 가풍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외로워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불러서 함께 저녁을 먹기 시작했는데

20년 넘게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집의 추수감사절 전통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기분 좋고, 함께 하시는 분들도 좋아하시니 모두 행복한 일입니다.

이 행복한 일, 힘이 있는 한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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