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봄”
송종남 목사
지난 겨울은 참 따뜻했습니다.
눈다운 눈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새벽기도를 취소하는 날도 비가 온 후에 기온이 내려간 하루 이틀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3,4월에도 추워지고 눈이 오는 날이 있다‘는 생각으로 지냈는데, 어느새 3월도 중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여전히 날은 따뜻하고 달음질쳐 다가오는 봄이 눈에 확확 보여집니다.
그런데...
온 세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여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6.25 전쟁 통에도 예배가 중단된 적이 없었는데 모이는 예배가 중단되고,
사람과 사람이,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는 것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반가움의 표시로 덥석 손을 잡고 인사를 하는데 그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사람을 축복으로 주셨는데 사람끼리 가까이 가는 것을 하지 못하며 살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직 우리교회는 주일예배와 새벽기도를 드릴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매일 사순절 40일 특별새벽기도를 드릴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예년보다는 적은 숫자이지만, 변함없이 성전에 나와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성도들이 그 어느 때 보다 귀하고 고맙습니다.
지난 주말에 주중에 모이는 모든 모임을 취소하고 주일 점심식사도 당분간 중단한다는 이메일을 성도님들께 보내면서
참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르신들과 어린 아이들이 교회에 많이 나오지 못하는 것도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들이 하고 있는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세상입니다.
병도 문제지만 그 여파가 만들어내는 상황이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어떤 분이 이런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우리가 신호등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곧 바뀔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곧 바뀔거야. 좋게...’
늘 마주치는 일상에서 보는 것으로 만든 평범한 얘긴데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 왔습니다.
꽃망울이 하루가 다르게 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이 반가워야 하는데 슬퍼보입니다.
우리들의 아픔과 슬픔을 꽃들도 공감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모두 힘을 냅시다.
이렇게 모든 모임들이 취소되는 시간에 우리가 할 일은 그동안 너무 분주해서 마주하지 못했던 하나님의 말씀을 더 많이 읽는 것입니다.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그 시간에 더욱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더욱 하나님께 기도로 간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말씀과 기도로 그 어느 때 보다 주님과 깊이 사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근심만한다고, 걱정만하다고 상황이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 세상의 소식은 흉흉한 것 밖에 없습니다.
두려움을 주는 소식들뿐입니다. 하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평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역사를 이끌고 가시는 하나님,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사정을 아뢰며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일날 혹시 교회에 못 나오시는 분들은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하고 집에서 예배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어느 곳에서든,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우리 하나님은 받으십니다.
전 세계에 덮친 이 어려움과 재난이 빨리 지나가도록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히 기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찾아온 봄이 슬픈 봄이 아니라 환희의 봄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자비를 구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온에서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재 대신에 화관을 씌워 주시며,
슬픔 대신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시며, 괴로운 마음 대신에 찬송이 마음에 가득 차게 하셨다”(이사야61:3)
이 말씀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