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일 (2015년 4월)
송종남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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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7 15:33
사람들은 다 생업과 관계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한 두가지씩은 있습니다.
생업은 그 업종이 적성에 맞고, 정말 좋아서 하기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들을 부양해야하는 책임감에, 또는 전공이 그 분야라서, 또는 어쩌다보니 그길로 발을 들여놓았는데 방향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직장이나 생업은 나의 적성과 취미와 상관없이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이걸 꼭 해보고 싶은데’ 하는 취미나 꿈, 그런 것을 가슴에 품고 ‘애들 좀 키워 놓고 나서, 형편이 좀 나아지면, 시간이 넉넉해지면, 은퇴하고 난 후에, 여건이 되면 ...’ 이러면서 언젠가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리라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그것이 운동일수도 있고, 악기를 배우는 일일수도 있고, 글을 쓰는 것일 수도 있고, 여행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노래나 스포츠 댄스 같은 것을 배우는 것일 수도 있고....그런데 그런 꿈을 펼치기 위한 시간과 기회는 내가 애써서 만들지 않으면 제 발로 걸어서 내게로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것이 먼저라고...또 형편과 시간이 안된다고 늘 미루면서 살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들의 상황과 심리를 영화로 만든 것이 있는데, ‘브라보 마이라이프‘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꿈꾸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중년에 접어든 사람들, 그들도 가슴한켠에 늘 꿈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들의 현실은 그들이 그 꿈을 실현하도록 놔두지 않았기에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가 버립니다.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접어야 했던 음악에 대한 열정, 밴드의 꿈, 이미 인생의 저편으로 멀어져 버린 줄만 알았던 꿈들이 어느 날 새록새록 가슴에서 살아나고, 그런 사람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고, 그래서 이루지 못한 꿈과 열정을 다시 찾아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가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바로 ’브라보 마이라이프‘라는 영화입니다.
자기가 꼭 하고 싶은 일,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 일을 할 때면 너무 좋아서 언제나 가슴이 뛴다고들 말합니다. 마치 연애하는 사람들이 애인을 만나러 갈 때 가슴이 뛰듯이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일이 그렇게 가슴이 뛰도록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인지요? 어떤 분은 뒤늦게 그림 그리는 것을 시작했는데 자기에게 그림 그리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또 하면 할수록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분은 악기를 배우는데 신바람이 나서 연습을 하고, 그 재능을 남들과 나누는 모습도 봅니다. 또 초록색 필드만 보아도 여기저기 쑤시던 몸이 다 나은 것 같고 저절로 에너지가 생긴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 아내는 바느질이 너무 좋아서 옷감가게 근처에만 가면 어떤 새로운 옷감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가슴이 뛴다는 소릴 평생 듣고 삽니다. 저는 테니스가 취미입니다. 잘 치는 사람과 테니스를 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마음이 설레이고 가슴이 뛴다는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생동감이 될 수도 있고, 활력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취미와 꿈을 펼치면서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그래서 자기가 행복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 취미와 재능을 남들에게까지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보람까지 덤으로 가져다줍니다.
가슴 뛰도록 좋은 일, 가슴이 설레이도록 행복해지는 일, 하나쯤을 가지고 즐기며 산다면 좀 더 생동감 있고, 맛이 있고, 풍요로운 우리네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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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벽기도회에 예전부터 줄곧 참석하시던 분들도 그렇고, 또 이번 사순절부터 참석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주님을 만나러 꼭두새벽에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렇게 기쁠 수 없다는 얘길 듣습니다. 새벽기도가 무조건 힘든 것인 줄만 알았는데 잠을 줄이고 때론 몹시 피곤한데도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주님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웬지 가슴이 설레이고 뛴다는 얘길 듣습니다.
새벽에 주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가슴이 뛰고, 설레인다는 것...,저도 그렇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답답한 마음에 밤새 뒤척이다가 주님께 다 쏟아놓으려고 새벽이 오길 정말 기다려서 달려갈떄도 있고, 또 기쁜 일이 있으면 그것도 주님께 알려드리고 싶어서 새벽이 기다려집니다. 하루의 첫 시간에 가장 먼저 주님을 만난다는 것, 또 주님과 마음껏 얘길 나눌수 있다는 것, 나를 가장 잘 아시고, 가장 잘 이해해주시는 주님을 만나러 가는 길, 늘 설레이고 가슴이 뜁니다. 예수님을 정말 사랑하고 보고 싶어서 빈무덤을 향해 달려가는 막달라마리아의 마음입니다. 가슴에 묻어둔 꿈을 펼치면서 맛보는 그 설레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다른 설레임입니다.
새벽에 주님을 만나러 가는 설레임은
나의 영혼과 마음과 몸 전체가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가슴뜀이며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