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부족함이 없습니다

송종남목사 0 9,110 2014.06.08 01:37
우리의 조국, 한국이 세월호 참사로 한달 반이 넘도록 비탄에 잠겨있고, 온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들까지 그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연일 조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가슴을 철렁철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몇일 전에도 고양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사고가 나서 또 인명피해가 있었다는 소식에 놀란 가슴에 안타까움을 가중시키더니, 엊그제 또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나서 2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뉴스를 접하며 ‘아니, 왜 자꾸 이런 일들이...’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에 누군가 불을 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는 뉴스가 또 들려왔습니다.
그런가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국에도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관광버스가 전복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더구나 잇달아 일어나는 총기사고, 정말 ‘뉴스속보’라는 글자를 보기가 두렵습니다.
살다보면 사고는 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일어나는 사고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어쩔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일으키는 것들이 많다는 데에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무 외로워서, 스트레스 때문에, 일이 잘 안돼서, 세상에 대한 분노로...,그 모든 것들을 아무 상관없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쏟아 놓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먹거리와 모든 것들이 부족했던 시대보다 오히려 넘쳐나는 세상에 살면서 육신의 질병도 점점 더 많아지고,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쌓여가는 스트레스 때문에 많은 괴로움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어딘가에 표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육신도 마음도 괴롭고 점점 지쳐갑니다.
저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운동을 해야 하므로 걷을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땐 마음이 복잡하거나 정리할 것이 있을 때도 걷습니다. 누구와 같이 걸으며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고, 또 혼자서 걷는 것도 좋습니다. 주로 제가 좋아하는 North Pointe 숲길을 걷는데, 숲은 갈 때마다 참 많은 얘기를 들려줍니다.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숲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다릅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리도 좋은지요. 하늘을 찌를 듯이 자라 오른 울창한 나무들도 그렇고, 중간크기의 나무들, 땅바닥에 깔린 이끼들까지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엊그제도 혼자서 그 숲속을 걸었습니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인적이 없어서 더 좋았습니다.
숲 밖에서는 봄내내 화려한 꽃들에 눈이 쏠렸었는데 숲은 숲대로 꽃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시시때때로 내려주는 물을 마음껏 마신 나무들은 ‘충만함’ 이란 바로 이런 거라고 말해줍니다. 조금도 찡그리거나 화가 난 모습은 숲에는 없습니다. 누구를 시기하거나 잘난 체하는 모습도 없습니다. 그냥 저마다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자연’입니다. 사슴과 다람쥐 같은 산짐승도 가끔 보이고, 새소리도 요란합니다. 냇물 흘러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은 누가 봐주던 안 봐주던 피고 집니다. 그대로 모든 것이 ‘자연’입니다.

걸으며 사진 몇장 찍어 와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보냈더니 곧바로 온 대답은 ‘저절로 힐링이 될 것 같은 곳이네’ 였습니다.
맞습니다. 자연은 우리의 힐링입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손길과 입김과 숨결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손길 밖에는 우리의 진정한 힐링은 없습니다.

아카시아 꽃이 피었다 지고, 지금 숲에는 찔레꽃이 한창입니다.
개망초 꽃도 보이고, 나지막한 애기 똥풀 꽃도 보입니다. 이런 꽃들이 궁금해지고, 보인다면 우리는 건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좀 더 건강해지고 싶으시다면 숲으로 가 보십시오.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으로 배불리며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온갖 몸짓으로 노래하는 숲의 합창을 들어보십시오. 숲은 시편 23편을 우리보다 더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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