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축복의 달, 5월

송종남목사 0 10,044 2013.05.02 18:54

축복의 달, 5월
 
다시 5월입니다.
4월이 꽃의 달이라고 한다면 5월은 신록의 달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4월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싶다면 5월은 연두색으로 칠하고 싶어집니다.
화려하게 피어났던 꽃들이 진 자리에 이파리가 돋아나 초록의 화려함을 뽐내는 달이 바로 5월이기 때문입니다.
4계절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서 붙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의 주변 어딜 둘러보아도 아름답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1930년대에 활동했던 수필가 이양하씨는 ‘신록예찬’에서 이렇게 5월을 찬미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계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 하지 아니한가?”

North Pointe, 숲속 길을 걸으며 솟아난 연초록 잎사귀가 너무도 신기해서 살짝 손을 대고 만져봅니다. 갓 피어난 새순 이파리에 난 솜털이 아가의 볼처럼 보드랍습니다. 나뭇잎 하나하나, 길섶의 풀 한포기, 크고 작은 얼굴을 가진 들 꽃, 스쳐가는 바람결, 새 소리, 나뭇잎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 졸졸거리며 흘러가는 시냇물...신비롭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에서 약동하는 생명이 보여지며 만져지고 맡아집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들에게 주실 때는 그것들을 통해서 평안과 위로와 기쁨을 얻으며 살라고 주셨는데, 무엇하느라 그러는지, 우리는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자연은 그것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바로 그것의 주인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누리라고 주셨으니까요.

   

5월이 되면 시인이 되고 싶기도 하고, 화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 사진작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 여행가가 되고 싶기도 하고...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 아름다운 것들을 그냥 눈으로 잠깐 보고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워서 글로 쓰고, 입으로 노래하고,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담아두는 5월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저를 범신론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자연을 통해 만져지고 들려지는 하나님의 손길과 음성이 날마다 새롭습니다.

5월에는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날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오늘 우리가 있기까지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많은 분들을 떠 올리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달입니다. 그래서 5월엔 감사함으로 가득 찬 달이기도 합니다.

사는 것이 너무 퍽퍽해서 늘 움츠리고 주변한번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그러나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잠깐만 숨을 고르며 하늘 좀 쳐다보시기 바랍니다. 주변에 널려있는 꽃과 풀들을 좀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네들의 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네들을 통해서 마음과 눈과 귀가 씻어집니다. 하나님의 음성과 손길이 거기에 있습니다.

  
                                            (4월 30일 우리 교회 Staff과 함께한 Wilmington 기차 소풍)

아름다운 자연과 고맙고 좋은 사람들이 있는 5월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내리시는 한없는 축복입니다. 다른 모든 시간도 그렇지만 특별히 5월은 축복의 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밝고 푸르고 빛나고 아름다운 신록의 달 5월, 감사의 달 5월, 축복의 달 5월,
우리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델라웨어감리교회 모든 식구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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