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도 중요하고 과정도 중요합니다.
송종남목사
0
9,868
2012.10.09 10:47
아는 어떤 권사님이 태어날 손녀(자)를 위해 배내옷을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며느리에게 선물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요즘에 얼마나 이쁘고 좋은 아기 옷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걸 손수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권사님도 그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할머니로서 앞으로 태어 날 손자(녀)를 기다리며 정말로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에 아기가 태어나서 제일 처음 입는 옷을 자기가 직접 만들어 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손수 그 옷을 만드는 내내,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태어날 아기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며 그 옷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적잖은 감동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올해 우리교회의 10월은 정말로 분주한 한 달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티 단기 선교와 부흥회 그리고 선교 바자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티 단기선교와 부흥회는 늘 하던 것이지만 전교인 바자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이라서 모두 어리둥절하기도하고 설왕설래 말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도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기왕 하기로 했으니까 기쁨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을 추진해 나갈 때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그것을 못하게 하는 세력이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런 세력이 틈타지 못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기쁨과 감사함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말이 많고 부정적인 분위기가 들어오려고 해도 기쁘게 감사함으로 일을 한다면 절대로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기쁨과 감사의 힘은 불평과 불만을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바자회는 참 이상한 바자회입니다. 재료비도 우리가 Donation 해야 하고, 음식도 우리가 만들어야 하고, 사는 것도 우리가 많이 사 먹습니다. 돈도 시간도 몸도 다 드리는 그런 바자회입니다. 그리고 각 목장별로도 음식을 출품해야하고 티켓도 팔아야하고...언뜻 생각하면 이상하다 못해 이것은 아예 큰 중압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부담은 되지만 지고나면 믿음에 성숙을 가져오는 거룩한 부담이라면 몰라도, 너무 무거운 짐이 되어서 믿음이고 뭐고 쓰러질 것 같다면 리드해 나가는 임원회장님이나 남녀선교회 회장님들과 상의하셔서 쉬운 방법으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티켓을 파는 이유는 음식을 얼마나 만들어야하나 대강 어림잡기 위함이고, 또 티켓을 미리 산 사람들은 그래도 오실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바자회는 ‘선교’라는 분명하고도 좋은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그 목적에 다다르는 과정도 너무나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목적만을 이루려고 하면 자칫 과욕을 불러올 수도 있고 과욕은 목적으로 가는 길을 힘들게 만듭니다. 등산할 때 위를 올려다보며 걷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정상만 쳐다보며 가면 마음도 급해지고 산행의 과정 속에서 만나는 기쁨을 놓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정상만 바라보며 어떻게서든지 저기에 빨리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산길에 핀 꽃들과 나무, 하늘, 구름, 바람소리, 새 소리...이런 것을 볼수도 없고 들을수도 없게 만듭니다. 등산은 산 정상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길을 가면서 과정속에서 만나고 생각하는 더 많은 유익과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지금 우리가 계획하고 추진하는 전교인 바자(Korean Food Festival)는 ‘선교’ 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지만 이 일을 하면서 과정속에서 만나는 기쁨과 유익을 우리가 누리면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우리교회, 한국을 알리는 기회, 여럿이 함께 어울려 일하는 즐거움, 서로에게서 발견하는 재능, 작은 것을 모아서 큰 것을 이룬다는 뿌듯함, 그리고 한마음이 되는 우리교회...
억지로, 너무 힘들게 하다가 이것 때문에 시험이 들고 그러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자원해서 기쁜 마음으로 드리는 것을 받으신다고 했습니다. 우리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질로 도네이션을 할 수 있으면 감사하지만 못 해도 괜찮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러 오면 좋겠지만 정말 올수 상황이면 그것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는 돕는 길이 있습니다. 무관심 하지만 말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만 보여주시면 됩니다. 자칫 너무 목적에만 치중하다가 더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목적도 중요하지만 일을 해나가는 과정도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중에 누구도 전문가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모두의 힘을 합하면 분명히 과정도 목적도 아름답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