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정말 이쁜 어린이 권사님" (May 2017)

송종남목사 0 9,308 2017.05.04 13:31
할머니 권사님이 새로 집을 지어서 엊그제 감사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새집을 방문하였습니다.
권사님이 이집을 짓기까지 이런저런 고생을 좀 하셨습니다.
집을 짓는 동안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니며 사셔야 했고, 또 건축업자가 약속을 제 때에 안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일들이 계속 많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권사님은 늘 제게 ‘ 이런 일이 있으니 목사님 기도해 주세요, 또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 기도해주세요..’ 하면서 늘 기도 부탁을 하셨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집을 완공하고 이사를 하셨고, 권사님은 심방을 받게 되었습니다.
집을 짓는 동안의 여러 가지 과정을 아는 저로서는 권사님 네 새 집이 완공 되어서 하나님께 감사 예배를 드린다고 하니 저도 들뜨고 기쁜 마음으로 권사님 댁으로 갔습니다.
권사님은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샛노란 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으시며,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시며 우리를 반겨주셨습니다.
그런데 권사님이 입으신 옷에 아직 price tag이 붙어 있어서 집사람이 뜯어드리면서 ‘우리 권사님, 새 옷 입으셨네’ 했더니 권사님은 겸연쩍게 웃으시면서 ‘ 아이구 목사님이 오신다고 해서 새 옷을 하나 사 입는다는 것이 가격표도 안 띄고 입었네..’하면서 호호호 웃으셨습니다.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고 점심을 대접해주신다고 해서 가까운 식당으로 갔습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권사님께 좋은 일로 예배드리고 난후라 마음도 즐거웠고, 또 음식도 맛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권사님, 음식도 맛있고 아주 잘 먹었다’고 인사를 했더니 권사님은 ‘목사님께 대접할 음식인데 이집 음식이 맛있는지, 어쩔지 몰라서, 사실은 엊그제 먼저 오셔서 음식을 잡수어 보시고 그 집으로 정했다’는 거였습니다.
‘아휴, 제가 뭔데 우리 권사님이 이렇게 까지 하시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참으로 송구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심방을 끝내고 나오는데 권사님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면서 주시는 거였습니다.
권사님은 Silk Flower Designer 인데 70이 넘은 연세인데도 아직 full time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직접 만드셨다고 하면서 집 문에 거는 노란 해바라기 Wreath를 주시는 거였습니다.
 
권사님 새집심방을 마치고 오는 내내 권사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권사님도 70평생을 살아오면서 참 녹록치 않은 인생을 사셨습니다.
인생의 위기도 있었습니다. 깊은 절망의 시간도 있었고, 칠흙 같은 구렁텅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권사님은 그 절망의 순간에 예수님을 붙드셨고 모든 것을 이겨내셨습니다.
그래서 권사님은 항상 ‘Jesus made me ' 라고 하시면서 언제나 방글방글 웃으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권사님이십니다.
매주일 예배를 드릴 때면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환하게 웃으며 찬양하고 기도하시는 모습이 누가 봐도 천상 어린 아이입니다. 아주 사랑스럽고 예쁜 어린아이입니다. 아니, 어느 날은 천사 같기도 합니다.
담임 목사가 심방을 온다고 새 옷을 사 입으시고, 대접할 음식점에 가서 먼저 음식 맛을 보시고, 귀한 선물까지 준비해 놓고 기다리신 권사님의 마음은 정말 천사 같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을 말씀하시면서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이라고 하신 말씀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권사님의 믿음과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순수하고 예쁜지, 권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어린 아이란 나이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우리는 얼마든지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권사님을 보면서 깨닫습니다.
 
우리도 이런 순수함과 천진스러움으로 살수 있다면 우리도 언제나 어린이입니다.
어린아이로 산다는 것은 모두를 기분 좋게 하고 기쁘게 합니다. 아이를 보면 그냥 기쁘니까요.
그리고 어린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그 안에 복잡하고 악한 것이 없으므로
본인 자신이 가장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권사님은 정말 이쁜 어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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