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유윤숙 권사님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며

송종남목사 0 5,681 2020.08.31 08:31

( 이 설교문은 2020년 8월 22일에 하나님 품으로 안기시고, 8월 26일에 있었던 고 유윤숙 권사님 장례식 설교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성도님들이 참석하지 못해서 여기에 올립니다. )


교회 주보에 입맞춤을

 성경시편84:1-2

 

사랑하는 유윤숙 권사님,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 유권사님은 참 곱다. 참 아름다우시다라는 생각부터 드는 분이셨습니다.

요양원에 가신지 몇 년 되셨지만, 그 곳에서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늘 단정하고 고운 모습을 유지하고 사셨었습니다.

 

못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것이 차단된 세상.... 매주 권사님을 찾아가던 효자아들과 효부 며느리도 몇 달동안 찾아가지 못하고, 그저 영상으로만 통화를 하고 지냈던 지난 몇 개월이었습니다.

저도 코로나 때문에 찾아뵙지 못해서 편지를 몇장 써서 돌아가시던 주, 월요일에 부쳤었는데 ..그 편지를 읽지도 못하고 돌아가신 것 같습니다. 읽지 못한 마지막 편지가 되었습니다.

 

한시간 거리에 있는 요양원이라 제가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갈 때마다 권사님이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늘 죄송했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에는 멀리 사는 작은 아들 가족이 왔었고, 권사님도 요양원에서 집으로 오셔서 몇일 지내실 때에 집으로 찾아 가서 함께 예배를 드렸었습니다.

사랑하는 작은 아들며느리도 왔고 손녀들, 여기 사는 아들 며느리....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니까 유권사님은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 하셨습니다. 자식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고, 하나도 안 아픈 것처럼 행복해 하셨습니다.

 

사실 부모에게 가장 좋은 것은/ 자식 얼굴 보는 것입니다.

무슨 대단한 선물 가져다주는 것보다 ....그저 자식얼굴을 보는 것이 부모에게는 가장 크고 좋은 선물입니다. 멀리 사는 자식이 집에 온다는 것처럼 좋은 소식이 없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두 아들 가족과 함께 보냈던 그 행복했던 시간을 고이고이 간직하시고 유권사님은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권사님은 누가봐도 참 곱다/고우시다라는 소리를 평생 듣고 사셨습니다.

집에서도 요양원에서도 ...연세에 상관없이 정말 고우셨습니다. 핑크색깔과 연보라색이 잘 어울리시는 분이셨습니다.

권사님의 고운 모습은 목련꽃 필적에는 목련꽃을 닮았고, 수국이 한창일 때는 분홍빛 수국을 닮았었습니다. 그래서 권사님을 찾아뵐 때는 그런 꽃을 사가지고 가면, 냄새를 맡으시면서 소녀처럼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유권사님은 노래를 참 잘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가곡이면 가곡, 찬송가면 찬송가, 80이 넘으셨어도 목소리가 어찌나 곱고 높은 음까지 올라가는지 ...심방을 갈 때마다 함께 찬송을 부르시는 모습을 찍어드렸고, 동영상을 찍어드렸었습니다. 독창도 아주 잘하셨습니다. 자녀들이 할머니의 그 목청을 닮아서 노래를 잘하는 줄 아는데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어머니/ 할머니처럼 주님을 찬양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기를 바랍니다.

 

요양원으로 가신 후, 방문할 적마다 그곳 생활을 자세히 알려주시면서, 그곳에 계시는 분들과 함께 매주 예배를 드리는데 한번은 권사님이 예배 대표기도를 하셨다고 아주 자랑스럽게 말씀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 내외가 권사님을 방문하고 돌아올 적마다 권사님은 돕는 분에게 휠체어를 돌려 달래서 우리가 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다 지켜보시고 우리 모습이 안 보이고 나서야 휠체어를 돌리게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권사님에게서 저는 지금은 천국에 계신 제 어머니의 마음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시는 권사님의 마음엔 반가움, 그리움, 외로움, 재회의 기다림, 집에 가고 싶은 마음, 가고 싶은 교회, 보고 싶은 사람들... 별별 마음이 다 포함되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요양원에 가서 예배를 드린 후, 며느리가 권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더니 권사님은 너무나 좋아하셨습니다. 우리 민희 에미/ 민희 에미 하시며 =효부였던 며느리에게 늘 고마워하셨습니다.

 

민희 아범도 교회를 좀 나가야하는데...언젠간 나가겠지..나갈거야, 나갈거야하시면서 늘 목이 메이셨습니다. 지금은 천국에 계실 우리 유권사님, 큰아들 내외가 교회에 나란히 앉아서 예배드리는 것을 내려다보신다면 너무나 좋아하실 것입니다. 그 모습을 꼭 보여드리시기를 바랍니다.

 

권사님은 그 바쁜 중에도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셨고 돌봐드렸던 큰 아들과 며느리에 대한 고마운 마음, 멀리 사는 작은 아들 가족에 대한 그리움, 잘 자라서 자기 몫을 잘 해내는 손자손녀들을 늘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시던 권사님은 늘 성경을 읽으셨습니다. 침대 머리맡에는 늘 읽다만 성경책이 펴 있었습니다. 몸은 비록 아프셨지만 늘 주님과 동행하시던 모습은 목사인 제게도 언제나 감동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권사님은 교회를 정말 사랑하고 좋아하셨습니다. 며느리와 함께 1부 예배를 오시다가 건강 때문에 못나오시게 되니까 아마 교회가 더 오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언젠가 요양원으로 찾아 갔을 때, 친구 권사님들 소식을 포함해서 이런 저런 교회 얘기를 나누다가 가지고 갔던 교회주보 몇 장을 권사님께 건내 드렸습니다.

그런데 권사님은 교회주보를 받자마자 주보 맨 앞장에 있는 교회 그림에다 입맞춤을 막 하시는 거였습니다.

우리교회, 아이고, 우리교회, 델라웨어 우리교회...“ 하시면서 주보에 얼굴을 비비시면서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고이셨습니다. 얼마나 교회가 그리우셨던지...,당신이 다시 교회를 가게 되면 교회 팻말 앞에서 우리교회 만세 라고 소리치면서 만세를 부르시겠다고도 하셨습니다.

권사님은 그만큼 교회를 그리워했고 사랑하셨습니다. 예배드리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얼마나 교회에 가고 싶으시면 교회 그림에다 입맞춤을 하시나, 얼마나 교회가 그리우시면 주보만 보아도 눈물이 맺히고 목이 메이시나, 얼마나 하나님 집이 그리우시면 교회 앞에 가서 만세삼창을 하고 싶으시다는 것일까? 얼마나 교회가 그리우시면 목사의 뒷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고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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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권사님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면서 어떤 말씀을 전할까 생각하다가 그때 주보에 입맞춤을 하시던 권사님 모습이 생각나서 권사님의 그 모습을 오늘 설교 제목으로 했습니다.

 

교회 주보에라도 입맞춤을 하시던 권사님의 그-마음--여러분 이해가 가십니까?

지금 코로나사태로 교회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지만......아직도 못 나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교회에 오고 싶어도 오실 수 없었던 유권사님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 보시기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들에 대해서 더욱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발로 걸어서 다닌다는 것, 운전을 하고 다닌다는 것, 늘 갈수 있을 때 언제라도 교회에 갈수 있다는 것, 내 손을 펴서 성경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귀로 설교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성전 안에있는 의자에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런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사는 우리들이고

감사는 커녕, 이런 것들은 당연히 누리고 사는 것이라 여기는 우리들인데...

우리가 갖고, 누리고 사는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너무 바쁘다, 일이 많아서 너무 피곤하다는 말을 우리가 자주하는데..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날도 언젠가는 그리워 할 날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바쁘고, 고단하고, 할 일 많은, 이 시간들을 언젠가는 그리워할 날이 꼭 있을 겁니다. 뛰고 달리며 치열하게 사는 이런 날들을 그리워할 때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우리 유권사님이 교회와 관계된 모든 것을 그리워하며 주님의 전을 사모하셨듯이 우리도 그런 날들이 꼭 있을 겁니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에 더 열심히 주님의 전을 찾고, 더 열심히 기도해야하고, 더 열심히 찬양하며 예배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 누리며 살고 있는 것들..., 어느 것 하나도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표현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표현하고/ 말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찬양하며 예배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아무리 지극정성으로 모셨어도 지금 이 시간에는 잘못한 것만 생각나는 시간입니다. 우리 유권사님이 교회를 그렇게 사랑하셨다는 것은 주님을 그렇게 사랑하셨다는 뜻입니다. 이 자리에 있는 자녀들, 자손들이 이제는 어머니/ 할머니를 위해서 해드릴 수 있는게 없습니다. 그러나 딱 한 가지는 있습니다.

어머니/ 할머니의 믿음을 물려받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사랑하며 동행했던 주님/ 어머니가 그렇게 좋아했던 교회,예배, 찬양....이 모든 믿음의 유산을 물려받아서 자자손손 어머니의 믿음이 이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 유 권사님을 위해서 해드릴 수 있는 최고이자 영원한 선물입니다.

큰 아들이 비즈니스로 인해서 신앙생활을 못하는 것에 대해서 늘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어머니가 그렇게 사랑했던 예수님을 이제부터라고 사랑하며 살겠노라고 약속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머니처럼 주님을 섬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말씀은

만군의 주님, 주님 계신 곳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합니다. 내 마음도 몸도 살아계신 하나님께 기쁨의 노래를 부릅니다.“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것은 우리 유권사님의 평생의 간절한 마음이었고 소원이었습니다.

평생 주님의 전을 사모하고, 주님께 예배드리는 것이 권사님의 최고의 열망이었고 행복이었습니다. 찬양 부를 때가 권사님은 가장 예뻤고 행복하셨습니다.

어머니/ 할머니의 이 믿음의 유산을 자녀들이 잘 물려받아서/ 평생 주님만을 섬기며 살기를 바랍니다.


디모데후서 478절을 보면 사도 바울은 나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마련되어있으므로 의로운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이것은 나에게만이 아니라 주님께서 나타나시기를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가 수많은 어려움을 만났고, 힘든 시간도 많았고,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었지만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믿음을 위한 선한 싸움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믿음의 경주를 했다는 얘깁니다. 힘들었어도 그 모든 여정이 주님으로 인해 행복했었다는 고백입니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싸움을 하듯이 산 인생이었지만 그러나 행복하다는 고백입니다.

이것은 우리 유권사님의 고백이기도합니다. 그리고 ....오고 오는 세대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려고 애쓴 모든 사람이 하는 고백입니다.

 

우리 유권사님도 외모는 그렇게 고우셨지만/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마음 아픈 일도 있었을 것이고 / 힘들고 속상한 일들도 있었을 것이고 / 고달픈 시간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유권사님은 예수님을 믿었고 구주로 고백했고 죄사함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사시면서 하나님만 예배하며 사셨습니다.

비록 고달픈 인생길이었다해도 /그 믿음 덕분에... 권사님은 끝까지 아름답게 사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 유권사님도 달려갈 길을 최선을 다해서 다 달리셨습니다.

끝까지 믿음을 지키셨습니다. 당연히 의의면류관을 이미 받아 쓰셨습니다.

 

이제 유권사님을 천국으로 보내드리면서

이 자리에 있는 유가족은 물론이고... 우리모두 /유권사님의 그 아름다운 믿음의 유산을 잘 계승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달리기 하는 선수는 끝까지 달려가야 상이 있는 것입니다. 중간에 포기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믿음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달려가야 의의 면류관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우리 모두 믿음의 경주에서 중간에 이탈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가서 의의 면류관을 다 받아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 주보에 입을 맞추시면서...주님을 향한, 교회를 향한 당신의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셨던 유윤숙 권사님,

권사님은 예수님을 정말 사랑하셨습니다. 주님께 예배하기를 즐겨하셨고 찬양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외모만 아름다운 권사님이 아니라 그의 인생 여정이 예수님으로 인해서 더욱 아름다운 인생을 살고 가셨습니다.

권사님의 믿음의 유산이 자자손손 이 가정에 이어져 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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