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푸른 초장을 한없이 거니는 사순절”
송종남 목사
3월6일 수요일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고, 이날부터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사순절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부활절에서 거슬러 올라가 여섯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 동안의 기간을 가리킵니다.
전통적으로 이 사순절 기간에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를 지신 것을 생각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경건에 힘쓰는 절기로 지켜왔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부모님들이 지키는 사순절의 모습은 회개와 금욕, 절제의 시간으로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 기간에는 화려한 옷도 입지 않고, 가무를 금하며, 잔치같은 행사도 이 기간을 피해서 했고, 고기도 먹지 않고 채식을 주로 하고, 금식을 하며, 그 어느때보다 깊은 참회의 기도를 올리면서 이 사순절을 보냈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세월은 많이 흘렀습니다.
저는 우리 조상들이 지켜오던 그런 사순절을 지키자고 하지는 않습니다.
회개의 기도는 사순절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해야 하는 것이고, 성경을 사순절만 읽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말씀과 함께 살면서 말씀이 우리 안에 우리가 말씀 안에 있어야 합니다.
경건이란 날마다 주님을 바라보며, 주님과 사귀고, 늘 주님과 동행하는 삶이지, 어느 일정한 기간만 작정하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교회에서는 매년 이 사순절 기간에는 40일 특별새벽기도를 합니다.
이 기간을 통해서 우리의 영적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돌아보자는 것입니다.
이 기간조차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저냥 지나가다가는 자신이 얼마나 깊은 영적인 침체 속에 있는지 감지하지 못하고,
그것이 아주 정상적인 것처럼 여기며 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이렇게 누릴 것이 많은 세상에서, 편한 게 제일이라는 식으로 살아가는데 그런 것들이 어떤 때는 우리의 믿음에 어떤 장애물이 되는지 조차 생각안하고 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사순절만 하면 안됩니다. 성경읽기도 사순절만 하는 게 아닙니다. 구제도 사순절만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순절을 보내면서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의 느슨해진 영적생활을 조금이라도 조이면서 주님을 따라가자는 것입니다.
사순절 기간을 통해서라도 주님과 하나가 되는 훈련을 하고, 이것을 계기로 사순절이 지난 후에도 계속 그런 삶을 살아 보자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3장 1절을 보면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거룩한 형제들아....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신앙생활은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말할 때도 예수님을 먼저 생각하고, 어떤 결정을 할 때도 예수님을 먼저 생각하고, 어떤 선택을 할 때도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늘 생각하고 묻는 것입니다.
영어 표현대로 우리의 모든 생각을 예수님께 고정하는 것입니다. (Fix your thoughts on Jesus)
사순절의 영성은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훈련입니다.
다시 우리는 사순절 40일 특별새벽기도를 합니다.
이민 생활이 얼마나 바쁘고 피곤한지 압니다.
저 또한 올 사순절에는 트리니티 성경공부와 겹쳐서 몹시 바쁘고 힘이 들 것 같은데,
그러나 날마다 새 힘을 주시는 주님께서 능히 감당하게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라도 주님 전에 나와서 예수님 이름이라도 부르고 하루를 시작해보시기바랍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주님을 생각하는 것이고, 이른 새벽에 교회로 달려오는 것도 주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2:2절은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라고 말씀합니다.
주님을 바라본다는 것은 주님을 생각하는데서 시작합니다.
2019년 사순절, 무엇무엇을 그하지 말자는 사순절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 사순절이 되었으면합 니다.
주님을 깊이 생각하면서
더욱 주님과 친밀해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친구 되신 주님의 따뜻한 손을 꼬옥 잡고 푸른 초장을 한없이 거니는 그런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40일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한 특별한 은혜가 임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