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사랑과 의무

송종남목사 0 1,911 2023.09.11 10:39

사랑과 의무

                                                                                                                                           송종남 목사 


새벽기도가 없는 월요일 아침에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눈이 떠집니다.

인터넷 신문을 보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돌봄 노동, 의무와 사랑이라는 아주 짧은 소설이었습니다.

 

평소에 요양원에는 절대로 안가겠다고 늘 말해왔던, 아주 건강하던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치매환자가 되었고

그 어머니를 돌보는 딸의 어려움과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점점 상태가 나빠져 가는 엄마를 돌보는 딸은 자신의 직장이 있는 서울과 시골을 오고가야하고 

일과 돌봄으로 지치고 지쳐서 자신의 삶도 엉망이 되어갔습니다.

사람들은 요양병원에 보내라고 권면했지만 평소에 했던 엄마의 말이 귀에 쟁쟁해서 그러지도 못하던 차에

연락이 되어서 찾아온 이복 오빠, 이미 은퇴를 했지만, 청소년기부터 이 엄마에게 사랑도 받아 보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자랐고

피도 한방울 안 섞였는데, 자처하고 나서서 자신의 엄마를 돌보아 준다는 거였고, 아예 엄마랑 같이 살면서 정성으로 돌보아 주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믿을 수 없는 일을 딸은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치매노인을 돌보는 일은 사랑이 아니라 의무로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딸이 힘들었던 것은 사랑으로 하려고 해서 지치고 힘들었던 거라고...

요양원에 근무하는 분들은 사랑이 아니라 의무로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할수 있다고

맞는 말 같기도한데 한편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것은 노령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이 시대를 반영하는 소설이지만,

이 글을 일고 난 다음에 자꾸 반문이 생깁니다.

사랑이 아니라, 의무로해야 오래할 수 있다고? 사랑으로 하려다 보니 지치는 거라고?

사랑이 의무에 밀리는 것 같아서... '정말 그럴까, 아닌데' 라고 자꾸 중얼거리게 됩니다.

 

저는 평생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뭐든 오래할 수 있다고 설교했고 가르쳐왔고, 이것이 저의 확신입니다

모든 일을 사랑으로 행하라, 모든 것을 온전하게 매는 띠는 사랑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직업은 물론 의무로 하는 것 맞습니다. 직업은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믿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 사람은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믿음입니다.

사랑에 근거해서 하는 일은 보수가 없어도 기꺼이 합니다. 


97세된 장모님을 오랫동안 돌보는 처형을 비롯해서, 치매 부모님을 그렇게 오래 돌볼 수 있는 수 많은 자녀들은 

누가 뭐라해도 사랑이라는 하나님의 형상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사랑이 기반으로 깔려있으므로 고단하고 지치고 아파도...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고 기다릴 수 있고, 희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희생이라고 생각조차 안하고 합니다. 

희생이라 생각하는 순간 벌써 그 일은 사랑에 기초한 일이 아니게 될수 있습니다.

사랑의 힘에 대한 믿음을 결코 버릴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사람들의 사랑을 평생 먹고, 입고, 누리며 살아온 저는 의무는 의무일 뿐이고

사랑이 기반이 된 의무라야 영원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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