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는 춤을 추었습니다.”
송종남 목사
매년 12월 중순이 되면 저희는 이웃 미국교회에서 하는 성탄절 콘서트에 참석합니다.
집사람이 먼저 그 콘서트에 가 보고나서 저에게 소개를 했는데, 저도 몇 년째 계속 가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장로교회에서 하는 콘서트지만 수준 높은 음악회입니다.
중요한 솔리스트들은 외부에서 초청해오고 그 교회 성가대원 외에도 누구나 원하면 조인해서 같이 연습하고
무대에 설수 있는 그런 콘서트입니다.
헨델의 메시아 중에 나오는 곡들을 주로 하고, 간간히 청중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롤도 부르기도합니다.
작은 교회다보니 자리가 모자라서 2층까지 사람들로 꽉꽉 들어차고 간이의자들도 동원되기도 했었습니다.
교회 곳곳을 예쁘게 꾸며 놓은 성탄절 장식과 함께 약 50여명의 합창단이 부르는 찬양을 들으면서 성탄분위기에 푹 빠져서 적지 않은 감동과 은혜를 받곤 했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아마도 콘서트가 중단되었던 것 같고,
작년에도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참석했었는데 합창단원도, 청중들도 그리 많지 않아서 약간은 쓸쓸했었습니다.
올해는 다시 예년의 분위기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콘서트는 헨델의 메시아 중에 나오는 곡은 합창단이 한곡 밖에 부르지 않고, 댄스, 기타 연주등 다른 장르들을 모아서 종합 예술적인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콘서트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트럼펫 연주입니다.
허리에 커다란 벨트를 한 여자분이 힘차게 부는 트럼펫 연주는 마치 천사장의 나팔소리 같습니다.
올해도 그분의 연주에서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합창, 독창, 트럼펫, 기타와 춤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성탄을 축하하는 모습에서 올해도 감동적인 무대였지만
성탄절 콘서트하면 웬지 ‘할렐루야’ 합창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순서지에 있는 모든 곡들을 다 마치고 합창단들은 양옆으로 천천히 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약간은 서운한 맘으로 ‘올해는 할렐루야 곡을 안 부르고 끝이 나니 웬지 허전하다‘고 집사람과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렐루야 전주가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청중들은 모두 다 멈추었고, 청중들을 빙 둘러 선 합창단원들은 할렐루야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이 모든 음악회의 디렉터인 Matthew Pressley는 성전 의자 위로 올라가 섰습니다.
그리고 청중들을 향해서 다 같이 할렐루야를 부르라는 사인을 보냈고,
청중들은 매튜의 지휘에 맞추어서 합창단원들과 함께 헨델의 메시아 중에 나오는 할렐루야 곡을 불렀습니다.
우리부부도 예전에 불러봤던 기억을 되살려서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목청 높여서 불렀습니다.
아, 너무나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지휘자 매튜를 보니 의자 위에 올라서서 청중들을 번갈아 빙 둘러보면서 지휘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것은 지휘가 아니라 춤이었습니다.
매튜는 나비처럼 훨훨 날고 있었습니다.
가사를 모르던, 알던... 청중과 합창단 지휘자는 어느새 하나가 되어서 한목소리로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이것이 천상의 예배가 아니겠는가, 이것이 천상의 찬양이 아니겠는가.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예배는 엄숙하기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와 춤 악기와 목소리 모든 것이 동원되고 우리의 힘과 정성과 마음을 합해서 하나님 앞에서 기뻐 하는 것,
이것이 곧 예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곡 할렐루야를 지휘하는 매튜는 지휘를 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성령의 술에 취해서 나비처럼 훨훨 날면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언약궤를 옮기면서 다윗이 추었던 춤도 그것이 아니었을까.
예수님이 오시는 성탄절,
우리의 목소리 악기 몸동작 모든 것을 동원하여
호흡이 있는 자들은 모두 아기 예수님께 찬양의 제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주님 앞에서 기뻐 춤을 추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