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찬송이요, 이것이 나의 간증입니다 (2015년 12월)
송종남목사
0
10,344
2015.12.05 21:09
예전에 목회 하던 곳에서 연세드신 분들을 심방을 가면, 찬송을 부를 때에 제게 요청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어떤 찬송을 좋아하는데 그 찬송을 함께 부르자는 것과, 또 자신의 장례식에는 꼭 그 찬송을 불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찬송가에는 페이지마다 아무개 집사님, 아무개 권사님이 좋아하는 찬송가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할머니 권사님은 자신의 임종이 가까워 오면 다른 거 말고 교회 사람들을 많이 데리고 와서 찬송가를 계속 불러달라고 평소에 부탁을 해서 실제로 그렇게 찬송을 부르며 천국으로 환송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나의 갈길 다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라는 찬송가를 너무 좋아하셔서 어머니와 관계된 모든 일에는 이 찬송을 불러드렸었는데 지금도 저는 그 찬송가를 부를 때마다, 물론 제 개인적인 믿음의 고백을 담아서 부르기도 하지만,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납니다.
찬송이야 어떤 것이든 다 좋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특별히 좋아하는 찬송가나 찬양이 다들 있습니다. 그 찬양의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아서 좋아하게 되기도 하고, 인생의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에 그 찬양을 부르면서 힘이 되었기 때문에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찬양의 가사는 구구절절이 어쩌면 그렇게 나의 인생을 꿰뚫어 보고 지은 것 같은지..., 부를 때마다 힘이 되고 은혜가 된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매일 아침 찬양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찬양이 곧 묵상이고 기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찬양이 수없이 많이 있지만 기억에 남는 찬양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첫 목회를 시작했던 곳은 경기도 가평의 한 산골 마을이었습니다. 이십여명 되는 교인들은 거의 다 70세가 넘은 분들이었습니다. 교회에는 낡은 풍금이 하나 있었지만 반주자가 없어서 풍금은 한번도 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연세드신 어른들과 찬송가를 부르면, 제가 아무리 노래를 좀 한다고 해도, 어느 때는 제가 그분들의 곡조에 막 끌려가기도 하고, 축축 늘어지기 일쑤였습니다. 평생 합창을 했던 저는 멋진 화음으로 찬양을 부르는 것이 늘 고팠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 여름, 서울의 어떤 교회의 청년부들이 그 교회로 수련회를 와서 기타 반주에 맞추어서 찬양을 하는데 얼마나 멋진 화음으로 찬양을 하는지, 마치 무엇에 홀린 듯이 찬양을 부르는 청년들에게로 가서 함께 부르며 은혜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찬양은 바로 ‘이와 같을 때엔’ 이라는 복음송가였습니다.
‘이와 같은 때엔 난 노래하네, 사랑을 노래하네, 주님께
이와 같을 때엔 손 높이드네, 손 높이드네 주님께
주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주님 사랑해요.‘
그 후 저는 서울로, 또 미국으로, 삶의 자리를 옮겨왔고 지금까지 목회를 하고 있는데 지금도 이 찬양을 부를 때면 첫 목회지에서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주님의 손길을 느끼곤 합니다. 목회를 하면서 기쁜 일, 신나는 일, 어려운 일, 억울한 일, 답답한 일, 속상한 일..., 어떤 일을 만나든지 저는 늘 이 찬양을 부릅니다. ‘이와 같을 때엔 난 노래하네, 이와 같을 때엔 난 기도하네, 이와 같을 때엔 난 인내 하네, 이와 같은 때엔 난 침묵하네, 이와 같은 때엔 난 무릎 꿇네, 이와 같은 때엔 난 묵상하네...’ 그리고 ‘주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주님 사랑해요’를 부를 때면 주님은 제게 늘 ‘응, 알아, 알고말고, 알아 다 알아, 네가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알아, 다른 사람 다 몰라도 난 다 알아...’ 이렇게 응답해 주시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주님께서 나의 진심과 모든 것을 다 아신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을 이 찬양을 통해 듣고 나면, 주변보지 않고, 다시 힘을 얻고, 용기를 얻고 든든한 마음으로 다시 발걸음을 떼어놓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찬양으로 은혜를 받으셨는지요, 또 어떤 찬양으로 힘을 얻고 용기를 얻고 인생이 세워지는 경험을 하셨는지요. 어떤 찬양이 기도이고 고백이고 예배라고 간증할 수 있는지요.
찬양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삶의 어떤 자리에서도, 어떤 순간에서도 그 선물을 가지고 힘을 얻으며, 다시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우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