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Accuweather” (2015년 3월)

송종남목사 0 9,592 2015.02.26 21:09
"Accuweather"

올 겨울은 눈도 그리 많이 오지 않고, 크게 춥지 않을 거라는 일기 예보가 있었습니다.
그 예보대로 정말 올 1월까지는 큰 추위도 없었고, 눈도 많이 오지 않고, 2월 4일에 입춘(立春)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올겨울은 큰 추위 없이 지나가나보다 하면서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입춘을 지내자마자 눈도 눈이지만, 강추위가 몰아닥쳤습니다. 델라웨어 연합부흥회가 있던 주말에는 눈도 내렸고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눈보라가 어찌나 심하게 몰아치는지, 밤운전을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마치 시베리아 벌판을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연일 ‘기록을 깨는 추위’라는 기상 캐스터의 보도와 함께 잔뜩 긴장하고 움츠리며 이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궂은 날씨와 혹한은 이상하게 주말만 되면 더 심해져서 주일예배를 드리러 오는 것에도 많은 지장을 받았습니다. 또 어느 날은 저녁때까지 멀쩡했는데 밤중에 눈이 오고 새벽에 기온이 급강하하는 날도 있어서 부랴부랴 새벽기도회를 취소하는 날도 더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새벽예배가 진행되고 있어서 날씨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더합니다. 날씨에 따라서 우리들의 활동 범주가 제한을 받기 때문에 생활은 물론이고 생업과 신앙생활까지도 날씨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날씨가 따뜻한 지역도 그렇겠지만, 눈이 많이 오고 기온이 갑자기 오르락내리락하는 겨울에, 동부에 사는 우리는 TV의 날씨채널이나 기상예보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목사인 저는 예배가 있는 날과 시간에 가장 큰 관심이 갑니다. ‘이번 주일 날씨는 어떨까? 또 수요일 밤 날씨는 어떨까? 오늘 하루의 날씨는 어떨까? 내일 새벽기온은 어떤가? 새벽기도 가는 시간에 길이 어는 것은 아닐까?’ 아침과 저녁으로 방송의 날씨 예보에 촉각을 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은 휴대전화에다 아예 날씨 앱(App)을 다운로드 해놓고 매일, 그리고 시간대별로 날씨를 확인합니다. 자다가 잠을 깨도 요즘은 날씨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이것은 비단 저만 그렇지 않을 겁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저처럼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이 겨울을 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날씨를 예보하는 것이 TV채널마다 조금씩 다르고 또 기관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지난 1월에 뉴욕, 뉴저지 일원에 생명을 위협하는 눈폭풍이 온다고 ‘기록을 깨는 눈폭풍, 최악의 눈폭풍’ 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면서 180cm 이상 눈이 올거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하며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었는데, 다행히도 그 예보가 빗나가서 눈은 15cm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빗나간 예보를 했던 기관은 사과까지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통로를 통해서 일기예보를 확인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Accuweather 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일기예보를 봅니다. 많은 부분 그 예보가 맞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참 신기하기도하고 또 이런 유용한 정보가 있어서 감사한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이 싸이트의 이름처럼 아무리 정확한 날씨를 예보한다고 해도 사실은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틀릴 때도 있어서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사실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자연현상을 인간이 만든 기계와 지식으로 정확하게 짚어낼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저는 이렇게 일기예보에 의존하며 올겨울을 나면서 불현듯 우리 인생의 일기예보는 누가, 무엇이, 어떻게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하루앞도 모르고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우리 인생이니 말입니다.

우리는 매일 새벽기도로 하루를 엽니다. 날마다 말씀 묵상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말씀묵상과 기도보다 더 정확한 삶의 일기예보, 더 확실한 길이 어디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 그날 하루, 어떤 길로 가야할지, 길을 보여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순간순간 닥치는 많은 상황과 일들 속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행할 것인지를 알려주시고 지시해 주시니 말입니다.

우리 인생에 어떤 날씨가 닥칠지 아무도 모릅니다. 맑을지, 흐릴지, 폭풍우가 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발에 등이요 길에 빛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헤쳐나갈 힘과 길을 알려주는 Accuweather인, 기도와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주님을 만나고 말씀을 묵상하는 것, 이것보다 더 정확하고 믿음이 가는 인생의 일기예보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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