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종남목사 0 11,575 2012.11.02 16:20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10월 한달은 정말 바쁜 달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해냈습니다. 아이티 선교도, 부흥회도, 또 선교를 위한 전교인 바자도 모두 너무 너무 잘 해냈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생각해 봐도 참 대견합니다. 기적은 먼데 있는 게 아니라 바로 10월 한달 동안 우리 모두가 이루어낸 일들이 기적입니다.

중요한 교회 행사들이 어떻게 이렇게 10월에 몽땅 몰려 있느냐고 불평도 질문도 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냥 주어지는 일들을 다가오는 시간에 따라서 하나하나 충실히 해 냈더니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 보게 하셨습니다.

년초에 전교인 선교바자를 계획하고 또 피츠버그에 견학까지 다녀왔지만, 피츠버그 교회의 바자가 워낙 크고 엄청나서 오히려 더욱 염려로 다가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일단은 우리교회 형편에 맞게 해보자는 의견을 모으고, 준비기간이 짧기는 했지만, 임원회장, 사역회장, 남녀 선교회 회장님들이 앞장서서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실행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 되어도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바자를 위해서 가장 먼저 만든 음식이 만두였는데, 만두를 빚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나의 확신은 굳어졌습니다. 나이가 제일 어린 여선교회 회장이 만두대장으로 나서고 한나선교회 어른들까지, 정말 이런 표현이 죄송할지도 모르겠는데, 개미떼같이 달려들어서 만두를 빚어내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10,000개가 넘는 만두를 빚었다는 사실이 여러분 상상이 가십니까? 그렇게 많은 만두를 빚었는데 빚자마자 서로 사가겠다고 야단이어서 아예 냉장고를 잠가 두어야하는 행복한 고민까지 했었습니다.

김치, 깎두기, 불고기, 비빔밥, 빈대떡, 타코, 닭꼬치, 파전, 오징어 채 무침, 닭강정, 오징어 볶음, 동그랑땡, 잡채, 김밥, 호떡, 호박죽, 도토리 청포묵, 약밥, 깻잎절임, 팥죽, 돼지 갈비, 쿠키와 빵, 떡뽑기, 수정과, 식혜....,수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여선교회 총회와 각 목장을 통해 출품되었습니다. 각 목장에 음식이 배당되었을 때 다들 처음하는 일이라서 어떻게 할까 약간씩 고민도 했지만, 목자 목녀를 중심으로 다 같이 마음을 모았고 힘을 합했습니다. 어떤 목장에서는 퇴근한 후에 모여야 하므로 밤 12시가 넘도록 음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선교회 회장님을 비롯해서 많은 여선교회 회원들이 바자회전, 1-2주동안은 거의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교회에 와서 음식을 만든 것 같습니다. 임원회장님과 남여선교회 회장 사역회장님은 바자회의 커다란 뼈대가 세워지도록 뒤에서 불철주야 일했고, 교회 사무실 직원들은 크고 작은 간판, 프랭카드, 인터넷 페이스북, 트위터등을 통해서 홍보를 전적으로 담당했습니다.

저는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떤 때는 ‘저분이 저렇게 일을 하면 피곤해서 쓰러질 텐데...’ 하는 마음도 들었는데 그것은 완전히 기우였습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정말 끄덕없이 일을 해냈습니다.

허리케인이 온다는 일기예보와 함께 이른 아침 하늘에 잔뜩 낀 검은 구름을 쳐다보면서 날씨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부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날씨까지 우리를 적극 도왔습니다. 늦가을 따뜻한 햇살은 형형색색의 고운 단풍과 함께 바자회의 아름다운 뒷배경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어떻게 이것을 치러낼까, 사람들이 조금 오면 어떻 하나?, 음식이 모자라면 어쩌나?...” 처음하는 행사라서 걱정을 안했다면 거짓말일겁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한방에 날아갔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밀려오는 사람들은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 3시, 끝나는 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음식도 모자란 것은 모자란 대로 넉넉한 것은 넉넉한 대로 모두 팔렸습니다. 호떡집에 마지막까지 불이 났지만 끝을 내야하므로 할 수 없이 반죽으로 팔아야만 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도 손발이 척척 맞아가며 얼굴을 붉히거나 큰 소리하나 내지 않고, 사고하나 없이 일하는 모습, 묵묵히 뒤에서 설거 지를 하는 청년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도록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뒷받침해 주는 성도들... 우리교인들은 모두가 다 바자회 전문가 같았습니다.

이번 Korean Food Festival에는 간단하나마 우리나라의 전통 부채춤, 태권도, 그리고 당수도까지 선보여서 우리의 행사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출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주일학교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재미있는 댄스도 바자회의 흥을 한껏 돋아 주었습니다.
이번 바자회를 끝내고 이렇게 모두가 감동하고 기뻐하는 이유는 누구하나 구경꾼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엄마들이 일하는 동안 두 세 살 된 꼬마들까지도 보채지 않고 잘 놀아 준 것도 큰 도움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까지도 조금이라도 더 돕겠다고 나서시는 모습은 숙연함까지 들게 했습니다. 커다란 자동차 냉장고까지 동원한 교회는 아마 우리 교회 밖에 없을 겁니다. 이런 열정이 기적을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일하면서 평소에 알지 못했던 서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북돋아 주며 한마음 한 덩어리가 되는 모습, 참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이번 바자회를 통해서 우리가 얼마의 Fund를 모았는지 그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중요한 것은 우리성도들이 선한 일을 위해서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재료비도 우리가 내고, 음식도 우리가 만들고, 티켓도 우리가 사서 먹고...참 이상한 바자회였지만 그렇게 우리가 드린 물질과 시간과 노력과 땀의 오병이어는 지구촌 어느 구석에 뿌려져서 영혼을 살리는 “생명”으로 싹이 트고 열매 맺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것을 하라는 것입니다.

올해 처음 한 바자회의 감동은 우리 성도들은 물론이고 미국사람들에게도 식을 줄 모릅니다. 바자회 광고 “페이스 북”을 몇 만명이 검색했으며, 아주 훌륭했고, 맛있었고 언제 또 하느냐는 댓글들은 그동안 흘렸던 우리의 땀방울을 말끔히 식혀줍니다. 벌써부터 내년에는 어떻게 하자는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10월 한 달, 참으로 바쁘고 힘들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듬뿍 체험한 시간이었고 성도들간의 단결된 모습을 보며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한 달이었습니다. 우리교회의 저력을 볼수 있는 한 달이었습니다. 열심히 모여서 은혜를 받고, 받은 은혜를 열방에 선포하며 나아가는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은 날마다 더 많은 기적을 만드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적의 통로가 되는 우리성도들이 있는 우리교회가 바로 성지가 될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모든 성도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가 해 냈습니다. ”

(2012년 제 1회 선교를 위한 전교인 바자, KOREAN FOOD FESTIVAL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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