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안광성
붐비는 속에서
문득 고개를 들면
주님 거기 께셨네
신호등이 켜진
건널목에도
찻잔을 마주하고
둘러앉은 자리에도
주님 거기 계셨네
하루가 저물어가는 저녁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주님 거기 계셨네
함께 둘러앉은 저녁 식탁의 이야기 속에도
언제나 주님 거기 계셨네
감람산 옹기종기 솟은 바윗돌
그 모퉁이에 가지런히 누워서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에
귀기울이며 잠드는 제자들처럼
오늘도 그렇게 잠자리에 들 때
거기 주님 계셨네
낙엽 흩날리는
숲속의 산책 길에도
주말의 오후
고궁 벤취에도
언제나
주님
거기 계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