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교회는 저의 행복입니다 (2015년 7월)

송종남목사 0 8,686 2015.07.03 09:16
7월 19일은 우리교회가 이 땅에 세워진지 36주년이 되는 주일입니다.
우리 교회 생일을 맞으면서 교회와 제 인생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교회는 저의 ‘모든 것’ 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목사니까 당연히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 목사라서가 아니라, 저는 늘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엔 교회에 봉사하러 가시는 어머니를 따라서 늘 교회 가서 살다시피 했고, 중고등부, 청년시절엔 교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하는 활동처럼 재미있는 일이 없어서, 학교 가는 시간 말고는 거의 교회에서 시간을 다 보내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추억도, 친구도 모두 교회와 함께입니다. 교회는 곧 저의 집이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거의 다 교회 친구들이니 다들 그렇게 교회가 집이요, 집이 곧 교회처럼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목사가 되었습니다.
저의 시간과 생각, 몸, 모든 life가 교회와 함께 움직이며 돌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엊그제 어떤 목사님 은퇴감사예배에 다녀오면서 생각해 보니, 저도 목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렇게 저의 몸과 마음과 생각이 교회와 함께 풀타임으로 산 것이 벌써 30년이 되었더군요.
 
교회, 교회는 저의 인생과 단 한시도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태어났고, 교회에서 자랐고, 교회에서 배웠고, 교회에서 일하고 밥을 먹으며, 또 언젠가는 교회에서 주님께로 돌아갈 것입니다. 교회는 제 인생의 전부라고 감히 고백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회가 너무나 좋습니다. 교회 마당에만 들어서면 벌써 마음이 푸근해지고, 성전 안으로 들어서면 마음이 가장 평온합니다.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가장 편하고 좋습니다. 교회에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고, 교회에서 들이쉬는 숨은 공기의 맛이 다릅니다. 교회는 주님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곧 주님이고, 주님의 품이요, 주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인생만 이렇게 교회와 함께 산 것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다닌 년 수가 어떠하든, 주님을 믿고 난 후, 거의 모든 성도님들의 삶이 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가정도 직장도 교회와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을 겁니다. 자나 깨나, 우리의 마음과 눈은 늘 교회를 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분들은 옷을 살 때도 가장 먼저 ‘교회 갈 때 입을 옷’이라 명명하면서 사더군요. 먹는 것, 입는 것..., 모든 것이 교회와 연결되어서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이민자로 살면서 더더구나 교회는 우리의 산성이며, 방패며, 의지라는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그렇게 마냥 좋은 곳만은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사실 교회 울타리 밖에 있으면 받지 않아도 될 상처, 듣지 않아도 될 말들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교회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그러나 저도 상처와 아픔은 사실 교회에서 받습니다. 그 상처가 너무도 깊고 아파서 주님은 떠날 수 없지만, 한때는 교회를 떠날까도 생각해 본적이 적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한두번쯤은 다 해보았을 겁니다. 그런데 상처와 아픔을 주고 받는 곳도 교회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곳도 교회였습니다. 그 상처와 아픔을 다른 곳에 가서 치유 받을수 있다면 아마 떠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 어디에서도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우리 주님밖에는 그 아픔을 알아주시고, 상처를 만져주시며, 호호 불어주시며, 싸매주시고 치료해 주시는 분은 우리 주님 밖에 없기에 우리는 교회를 떠날 수 없고, 주님을 떠날 수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애증의 관계’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사랑과 아픔이 함께 있다는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교회도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데 아픔도 거기에서 맛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고해도, 사랑이 더 크고 강하기 때문에 아픔은 그 사랑의 품에서 삭히고, 잊히고, 치유되고 회복됨을 우리는 경험합니다. 그 사랑이 바로 우리주님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저에게는 행복입니다. 100% 좋은 일만 있어서가 아니라, 때로는 힘든 일도 있고 아픔이 있어도 그러나 그렇더라도, 교회는 저에게 행복입니다. 성도님들은 저에게 기쁨이고 자랑입니다. ‘우리 교회’ 라고 부를 수 있고, 달려와 예배할 수 있는 이 사랑하는 교회가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델라웨어한인감리교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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