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편지

송종남목사 0 8,819 2013.12.06 15:51

‘편지’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단어로 떠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전자메일 같은 것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거의 다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편지 속에는 다 반갑고 좋은 소식만 들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편지가 오면 ‘무슨 소식이 있을까’ 하고 가슴설레며 봉투를 뜯었던 아름다운 기억들이 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나 객지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고향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받기만 하면 벌써 가슴이 뛰었고, 반갑고 그리운 마음에 편지를 다 읽기도 전에 눈앞이 뿌해졌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저도 첫 목회지였던 경기도 가평에 살 때, 우체부 아저씨를 손꼽아 기다려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루종일가도 오고가는 사람 하나 없는 산속 마을이어서, 사람 그림자조차 그리웠던 시절, 하루에 한번씩 찾아오는 유일한 사람이 우체부 아저씨습니다. 전국에 흩어져서 모두 비슷한 상황에서 목회를 하는 친구들의 소식, 날짜가 몇일 지나서 배달되므로 신문이라고 하기엔 이미 구문이 되어버린 도시의 소식들, 고향 교회에서 보내오는 생활보조금까지 모두 그 우체부 아저씨가 날라다 주었습니다. 그러니 편지를 기다리던 그 시절 저의 마음이 어땠는지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미국에 살면서 우체통에서 꺼내는 봉투는 대부분 bill이므로 반갑지 않은 것이긴 하지만, 우리의 생각속에 있는 ‘편지’는 대부분 반가운 것입니다. 그리움입니다.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고 사랑입니다. 편지는 편지를 보낸 사람을 대신합니다. 편지에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적어 넣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받으면 편지를 보낸 사람을 본 듯이 반갑고 좋은 것이었습니다. 
 
요즘 우리는 고린도후서를 가지고 매일 큐티하는데, 바울은 ‘여러분은 그리스도께서 쓰신 편지입니다’(고후3:3) 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씀을 가지고 묵상하면서 편지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반가움의 대명사처럼 되어있는 편지, 그 편지가 우리들이라는 말씀이 너무나 좋습니다. 더구나 주님께서 쓰신 편지라니 더 더욱 우쭐해지고 좋습니다. 
주님은 우리들을 통해 주님을 나타내고 싶으신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과 사랑과 생명이 우리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전해져서 기쁨이 되고 소망이 되고 생명이 되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으로 받습니다. 
 
2013년이 몇일 안 남았습니다. 
올해 이 지면에 마지막 칼럼을 쓰면서, 저는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냅니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것을 아는 제가 여러분들과 함께 주님의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감사입니다. 여러분들을 만날 때마다 편지처럼 반가움이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일 할 때마다 편지처럼 가슴이 뛸 적이 많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저와 여러분들이 누군가에게 반갑고, 그립고, 기다리는 편지이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은 오늘도  편지를 쓰고 계십니다.  
우리를 통해서 주님의 마음과 소원과 기쁨, 그리고 생명이 전해질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송종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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