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떡이 살아납니다

송종남목사 0 8,247 2011.12.03 05:19
“떡이 살아납니다.”

 거짓말처럼 12월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덩그러니 한 장 남은 달력이 어느 때 보다 더 을시년스럽게 보이지만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해를 주님의 은혜가운데 살았다는 고마움과 놀라움으로  마지막 달력을 바라봅니다. 보통 때도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아우성인 우리들인데 마지막달, 이 12월은 또 얼마나 빨리 달아날까 생각하니 올해도 벌써 다 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 결심했던 것들도 많았고 또 이루고자 했던 것들도 있었는데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뒤돌아보니, 결심을 실천으로 옮긴 것들도 있고, 또 이루어진 꿈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많이 있어서 올해도 역시 아쉬움과 미안함이 적잖이 남는 그런 한해입니다.
그러나 지난 한해는 한마디로 우리 모두에게 감사와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사역지인 우리교회에 와서 약간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했었고, 또 성도님들은 성도님들대로, 한동안 움츠려들었던 교회를 바라보며 근심과 기대가 반반씩 섞인 마음으로 기도하며 새해를 시작했었는데 좋으신 우리 하나님은 우리교회에 다시금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주셨다는 것을 지난 한해 뒤돌아보며 우리 모두가 다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우리교회 몇몇 성도님들 가정에서 손자와 손녀 백일과 첫돌을 맞을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떡을 해서 주일 친교시간에 전교인들에게 대접했던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보통 친교시간에 먹던 음식 외에 갑자기 떡이 나오니까 “이게 웬 떡이야”라고 묻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웃기도 했었는데, 그런데 그때 어떤 권사님이 ‘교회에 떡이 다시 살아나는 걸 보니가 우리 교회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하신 말씀이 저의 마음에 깊이 다가 왔었습니다. ‘교회에 떡이 다시 살아나니까 교회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별 얘기 아닌 것 같지만 아주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한동안 우리교회는 침체기를 겪으면서 모두 것이 귀찮고 성도들끼리 마음을 편히 나누기도 힘들었었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일이 있어도 떡을 해서 같이 나누고 싶다는 마음조차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떡을 나누어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은 감사한 일, 기쁜 일, 좋은 일, 행복한 일, 아니 안 좋은 일이라 할지라도 교회의 온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열리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올해부터 저는 새벽기도 때마다 하루 한 가정씩 정하고 그 날만큼은 그 가정을 위해 다 같이 중보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자는 의미와 함께, 믿음으로 한 형제자매 된 우리가 서로의 사정을 잘 살피고 알아서 좀 더 사랑하고 보듬어 안으며 아름다운 성도의 관계를 회복하자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 우리와 우리, 수직적인 관계와 수평적인 관계를 균형있게 잘 이루어 나가자고 하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서로 서로 위해서 기도해 주며, 마음을 열고,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는 그런 교회가 되자는 의미도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 한해 정말로 감사한 한해입니다. 떡이 다시 살아나는 우리 교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떡이 살아난다는 것은 나누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고 마음이 열리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들에게 생명의 떡으로 오셨습니다. 그 떡을 먹는 자는 누구든지 풍성함을 누린다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교회는 다시 떡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떡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의 풍성함이 우리의 삶에도, 우리 교회에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학교, 청소년부, 영어예배, 한어예배, 청년부, 성가대, 선교회, 우리교회의 모든 기관과 사역팀..., 교회의 구석구석에 다시 떡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 떡이 우리교회 뿐만 아니라 세상으로 전해져야 합니다. 예전에 우리조상들이 떡을 하면 온 동네에 돌렸던 것처럼 우리교회도 이 생명의 떡을 세상으로 돌려야 합니다. ‘떡이 살아나는 것을 보니 우리교회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이 말처럼 올해 우리교회의 모습을 잘 대언해주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2011년,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은총의 한해였습니다. 우리교회가 다시 기지개를 쭉 켜는 한해였습니다. 새해에도 떡이 더욱 풍성한 우리교회가 되어서 그 떡 그릇이 세상을 향해서도 풍성하게 전달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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