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참 좋은 의사 선생님

송종남목사 0 3,706 2021.02.22 14:50

참 좋은 의사 선생님

                                                                                                                                                  송종남 목사


10년 전 제가 처음 이곳에 와서 Family Doctor를 새로 정해야 했을 때,

앨러지 닥터였던 김장로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의사가 지금의 저희 훼밀리 닥터입니다.

이분은 어려서 미국에 왔고, 부모님은 우리들처럼 이민 1세로 미국에서 열심히 일을 하며 자녀를 키우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닥터 김은 언어를 비롯해서 우리 이민 1세들의 사정과 고충을 잘 이해해주는 의사였습니다

우리가 10년 전에 그분을 훼밀리 닥터로 정할 때만해도 여자의사 네명이서 그룹으로 일하는 곳에서 함께 하는 아주 젊은 의사였고, 또 닥터김도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여서 그분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자상하고 좋은 의사가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 사람들이 한두명씩 그분을 훼밀리 닥터로 정했고,

언제부터는 너무 많은 환자들이 와서 더 이상 새로운 환자를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에게 환자로 가려면 Waiting List에 올려놓고 몇 달씩 기다릴 정도였습니다.

언젠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은 우리교인들 중에 젊은 사람이건 연세드신 분이건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환자인 것이었습니다. 

닥터 김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한국말이 많이 서툴렀는데 진료를 하면서 한국 환자들을 자주 많이 만나다 보니까 

이제는 한국말을 아주 잘하게 되었다는 얘기도 종종 들려주었습니다.


진료실에서 성심성의껏 진료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닥터 김은 환자들의 얘기를 아주 성의 있게 들어주는 의사였습니다

어떤 때는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상담해주는 것이 미안해서 이제 그만 얘기하고 다른 환자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내가 먼저 할 정도로

환자의 여러 가지 상황과 궁금증을 정성껏 들어주고 답변해 주는 의사였습니다

우리 집사람은 1년에 한번 갈 때면 아이들의 사적인 상담까지 나누는 그런 사이였습니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성의껏 들어주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아마 그래서 영어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닥터 김을 좋아하고 그분에게 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교회 바자회를 할 때도 온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한보따리를 사가면서 응원해주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진료실안에만 갇혀 있지 않았습니다. 진료실 밖에서도 좋은 관계로 살아가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몇일 전 닥터 Office로부터 mail 하나를 받았습니다. 닥터 김이 갑자기 그만 둔다는 것이었습니다

간단한 이유인 즉, 가족들에게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사람이 마침 의사를 볼 때가 되어서 서둘러 예약을 잡고 오늘 닥터 김을 만나고 왔습니다.

들어보니, 이곳에 올 때 아기였던 딸들이 이제 틴에이저가 되어가니 아이들에게 좀 더 집중하며, 평소에 하고 싶었던 공부가 있었답니다. 

시간에 쫓겨서 하지 못했었는데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해서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이런 용기를 냈다는 얘기였습니다.

 

인간사 다 때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면서도, 사는게 바쁘고 여러가지 사정상 미루다가 그 때를 다 놓쳐버리고, 나중에 미안해하고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닥터 김은 지금 한창 일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에게 집중하게 위해서 잠시 쉼표를 찍는다고 하니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닥터 김은 참 좋은 의사였습니다

아니 좋은 의사이기 전에 참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착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우리 이민 1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의사였습니다

닥터 오피스에서 온 메일을 받고 우리 교인들 몇몇은 그 섭섭함을 서로 얘기했습니다

훼밀리 닥터야 새로운 닥터를 정하면 될 것을 뭘 그리 섭섭해 하나, 생각해 보니 닥터 김은 좋은 의사였고, 좋은 상담자였고, 좋은 친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사람이던 한국사람이던 그분의 환자들이 느끼는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닥터 김에게서는 예수님의 향기가 납니다

요즘 마태복음을 가지고 말씀 묵상을 하는데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예수님을 찾아 와서 사정을 얘기하고 치유를 받고 회복을 경험하고 구원을 받는지 똑똑히 봅니다

우리의 구세주인 예수님은 의사이기도 하셨습니다. 친절한 상담가였습니다. 참 좋은 친구였고, 이웃이었습니다.

닥터 김을 보면서 저를 뒤돌아보게 됩니다

평생 예수님 얘기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내게서는 예수님의 향기가 얼마나 나는 사역과 삶을 살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닥터 김처럼 좋은 의사를 만난것, 살아가면서 드리는 또 하나의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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