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교회 밥

송종남목사 0 4,302 2020.03.15 10:33

교회 밥” (3/15/2020)

                                                                                                                                                  송종남 목사

저는 모태 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 저는 제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신생아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북한에서 외할머니가 예수님을 처음 영접하였던 집안에서 태어셨습니다

6.25때 남한으로 내려오셨고, 인천에서 죽 사셨습니다

몇몇 실향민들이 인천 송림동에서 교회를 개척하실 때 어머니도 함께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냥 교회를 다니신 것이 아니라 아주 열심히 다니셨습니다. 그런 어머니 덕분에 저도 아기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닌 셈입니다.

아무리 아기였어도 포대기에 쌓인 채로 철야기도, 새벽기도,...기도회라는 기도회는 다 가야했고, 예배라는 예배는 다 따라갔고, 모임이라는 모임은 다 따라다녔습니다. 교회는 곧 집이었고 집은 곧 교회였습니다저는 교회와 함께 자라서 목사가 되었습니다.

주일날 교회를 안() 간다는 것은 제 머릿속엔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일날 점심은 평생 교회 밥을 먹었습니다.

교회 밥은 밥,,김치 이렇게 간단한 메뉴라도 늘 맛이 있습니다. 질리지도 않습니다

성도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밥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토요일에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주일 점심을 만드는 모습에서 어머니가 자녀들을 먹일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봅니다. 

예배가 끝나면 오늘은 또 어떤 밥이 나올까 늘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가정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기로 한 주일입니다.

저는 주일 아침 6시면 늘 교회로 갑니다

이미 어제 예배실황을 녹화해 놨으니 오늘 아침엔 강단에 올라가 예배를 인도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눈을 떴고, 같은 시간에 교회로 왔습니다.

집사람은 예배도 없고 사람들도 안 오는데 뭐하러 그렇게 일찍 교회에 가느냐고 (목사병 아니냐고) 하지만 같은 시간에 교회로 왔습니다.

8, 1부예배가 다가오는 시간이 되어도 교회는 적막강산입니다.

성전으로 들어가 앉았습니다.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이 시국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 땅의 백성들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아픈 마음이 느껴집니다.

 

교회 밥은 밥 그 이상의 의미입니다.

한 교회를 섬기며 한 솥밥을 먹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피로 우리는 한 형제자매가 되었음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잠시잠깐이라도 헤어졌던 형제자매들이 만나면 얼마나 반갑습니까?

교회밥, 그래서 별것 아닌 메뉴라도 늘 맛이 있고 반가운 밥입니다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 자체가 좋고, 밥을 먹으면서 나누는 얘기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런데 교회 밥이 중단이 되었습니다. 교회 밥을 먹지 못한다고 하니까 더 배가 고파집니다.

몇백명 분의 밥을 만드는 것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소리도 들렸지만 그러나 그립습니다. 

교회 밥을 먹을수 없다는 지금의 현실이 속상합니다.  


지금쯤이면 부엌에서 떠들썩한 소리도 들리고, 커피 냄새도 나고, 김치 냄새도 나야하고 

밥 끓는 냄새도 나야하는데... 모든 것이 그리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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