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소확행,소확감"

송종남목사 0 5,097 2019.05.27 09:01


소확행, 소확감...

                                                                                                                                                                                                                                                                                                                 송종남 목사

  

목사에게 주일 오후는 몸도 마음도 느긋한 시간입니다.

더구나 메모리얼데이 롱위크앤이라서 거리도 동네도 마음도 한산한 주일 오후에 어떤 권사님댁에서 저녁초대를 했습니다.

이 때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거나 모여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에, 이런 저녁 초대는 아내와 둘이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니 더 없이 반가운 초대입니다.

타주에 사는 가족을 비롯해서 권사님네 가족들 4대가 거의 다 모였습니다.

권사님네는 매년 이맘 때, 가족모임을 갖기는 하지만, 특별히 이번 모임은 얼마 전에 병원에 한달간 입원했다가 퇴원한

어머니의 일이 감사해서 가족은 물론이고 우리까지 부른 거였습니다.

그 댁의 아버지권사님은 올해 93세이고, 어머니 권사님은 92세입니다.

90이 넘은 어머니가 가족도 못 알아보실 정도로 아프셨으니 가족들은 마음의 준비를 몇 번이나 했을 겁니다.

그래서 먼 곳에 사는 자녀들까지 만사를 제쳐두고 입원하신 어머니, 할머니를 뵈러 다녀 간 것으로 압니다.

72년을 함께 살아온, 90이 넘은 아내가 병원에 한달간 입원해 있는 동안 아버지 권사님 마음은 어떠했을까...

당해보지 않은 우리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말로 할 수 없는 수만가지 마음이 교차하셨을 겁니다.

 

감사하게도 아프셨던 어머니 권사님은 건강을 회복하셔서 다시 두 내외분이 사시는 공간으로, 잔잔한 일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권사님이 퇴원 후, 두발로 걸어 나와서 환하게 웃으시며, 허그를 해주시고 반겨주시는 모습이 꿈만 같았습니다.

온 가족들과 식탁에 다시 둘러앉아서 식사를 하고 두런두런 나누는 대화도 꿈만 같았습니다.

손자들과 증손자들이 뒷뜰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그림같은 모습을 보는것도 꿈만 같았습니다.

아버지 권사님 93세 생신이 곧 다가오니 케익을 자르면서도 이것 역시 꿈만 같았습니다.

어머니권사님이 입원해 계시는 한달동안 자녀들은 직장에서 휴가를 받고, 웬만한 일은 다 뒤로 제쳐놓고 매일 병실에서 함께 자면서

지극 정성으로 어머니를 돌보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이었습니다.

일이 잘될 때나 안될 때, 건강할 때나 아닐 때...어떤 때라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권사님댁과 자녀들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많은 재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슨 특별한 직장과 비즈니스를 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보통의 가정이며 평범한 일들을 하며 삽니다.

얼핏보면 부러울게 없는 것 같은데 그런데, 부러운 것이 많은 집안입니다.

온 가족들이 하나님 잘 믿으며, 부모님을 공경하고, 자녀들 화목하고, 날마다 주어진 일상에서 성실하게 살아갑니다.

별것 아닌 것에서도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가족들입니다.

아버지 어머니도 평생 그렇게 살아오셨고 자녀들 또한 그렇게 살아갑니다.

케익을 자른 후,아버지 권사님께 93년 동안 건강을 유지하시는 비결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다른 게 아니었습니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을 그냥 다 받아들이며, 하루하루 성실하게 열심히 움직이며 사는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몇년 전에  책을 내기도 하셨는데, 지금도  권사님은 날마다 글을 쓰신다고 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맛보며 산다는 소확행이라는 말이 사회에서 유행합니다.

권사님댁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궂이 말을 만들어 보자면, 소확감, 소확평, 소확미, 소확만, 소확식: 소소하지만 확실한 감사, 소소하지만 확실한 감동, 소소하지만 확실한 평화, 소소하지만 확실한 미소, 소소하지만 확실한 만족, 소소하지만 맛있는 음식...이런 말들이 떠오릅니다.


참 아름다운 가정입니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가정이 이런 가정이 아닐까, 생각하게됩니다.


날마다 주어지는 일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감사거리가 있는지, 얼마나 많은 행복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축복이 있는지...

내 발로 걸어다닐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말할 수 있는 것도 감사입니다. 

볼수 있는 것도,먹을수 있는 것도,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입을 열어서 기도할 수 있는 것도, 찬양할 수 있는 것도 감사이고 행복입니다. 

가족과 친구가 있는 것도 행복이고, 섬길 수 있는 교회가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싱그러운 자연을 느끼고 누릴 수 있음도  행복입니다.

   

사실 느끼지 못할 뿐이지 주변에 널려있는 소소한 모든 것이 행복이고 감사이고 축복입니다. 

그것을 느끼고, 즐기고, 누리는 사람들은 알것입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소하지만 확실한 감사한 일들이 어떤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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