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되신 권사님”
송종남 목사
신 권사님은 혼자서 교회를 다니시는 분입니다.
예전에는 남편 집사님과 함께 다니셨는데 건강이 안 좋아서 요즘은 교회를 전혀 나오시지 못합니다.
신권사님은 라이드가 없어서 우리 집사람이 거의 라이드를 드리다가,
바쁠 때면 다른 교인들이 한번씩 드리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손자가 운전을 할 수 있어서 잠시 라이드를 드리고 있습니다.
신권사님은 누구에게 라이드 받는 것을 너무나 미안 해 하십니다.
권사님과 남편집사님이 집에서 농사지은 푸성귀를 안 얻어먹어본 사람이 우리교회에 거의 없을 정도로
집에서 키운 채소를 여름내 나누어 주시고, 교회 바자회 때면 파, 갓 같은 것을 한 박스씩 손질해서 갖다 주시곤 했습니다.
워낙 조용 조용 교회를 다니시기 때문에 그분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권사님은 누구보다 교회를 사랑하시고, 주님을 사모하며 사십니다.
교회 가는 날이 권사님에게는 가장 기쁜 날이라고 합니다.
한가지 기도제목이 있다면, 자녀들이 어머니의 신앙을 이어받아 믿음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권사님이 올해 80세가 되셨습니다.
교회에서 성도들이 칠순이라든지 팔순 구순을 맞이할 때에 음식을 해서 전교인들과 나누어먹거나 떡을 돌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 마다 권사님은 내심 부러우셨고, 그래서 본인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었나 봅니다.
그래서 올 3월 초에 당신의 팔순을 맞아서 음식 값을 여선교회에 주면서 부탁하셨습니다.
여선교회에서는 기꺼이 신권사님의 팔순잔치를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장식을 잘하는 사람은 장식까지 예쁘게 했고, 여선교회에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서 전교인들이 나누었습니다.
생일 왕관도 씌워드리고 앞으로 나오시게 해서 전교인들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드렸습니다.
한번도 본인이 주인공이 되어 본적 없이 교회를 다니고, 평생 사셨는데
드디어 신권사님이 그날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그런 자리가, 그런 시간이 권사님에게 너무나 어색하고 긴장해서 잘 웃지도 못하셨지만,
그날, 그 시간은 오로지 권사님만을 위한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여선교회의 수고로 권사님께 행복을 안겨드리는 것 같아서 참 뿌듯했습니다.
저는 권사님이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천국에 이를 때까지 더욱 주님을 사랑하고 그 은혜를 누리시길
마음껏 축복해 드렸습니다.
주님은 우리들을 무리로 대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들 한명 한명을 일대일로 만나주시고, 한명한명 이름을 다 아시고, 그 이름을 불러주시는 주님입니다.
사실은 주님 앞에서 우리는 모두 주인공입니다.
우리 주님이 우리를 그렇게 귀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팔순을 맞아서 생일왕관을 쓰고 수줍어하시며 그날의 주인공이 되신 신권사님,
그녀는 예뻤습니다.
천국에서 주님이 주시는 면류관을 받아쓰실 그날까지 건강하고 믿음의 발걸음이 흔들리지 않으시길 기원합니다.